[제181호] 서울상대인 스토리 / 권오규 전 부총리(경제 71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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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책은 경제부처가 주도해야 경제 역동성 유지돼”
 
지난 2017년 11월 이후 모교 경제학부에서는 우석경제관과 한국경제혁신센터 등 새 학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학생수(약 1,800명)에 비해 수업 및 연구공간이 너무 부족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이에 호응하여 동문들은“경제학부발전위원회(발전위원회)”를 결성하고 건립기금 모금에 앞장섰다. 그 후 3년 반에 걸친 노력 끝에 목표액 400억원 중 약 280억원(약정액 기준)을 모금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 동안 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이끌어 왔던 권오규 위원장. 그는 행시 15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하여 김대중 정부(1998-2003)에서는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조달청장 등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2003-2008)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청와대정책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경제관료로 재직 중에 미국미네소타대에서 경제학 석사, 중앙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직에서 퇴임한 2008년 2월 이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금융정책대학원 초빙교수를 지냈고, 지금은 서울대학교 법인이사를 비롯하여 발벡KPL코리아 회장, 아프리카-한국 경제개발협력위원회(AKEDA) 대표,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 삼성카드 사외이사 등을 맡고 있다.
본보에서는 지난 6월 29일 권오규 동문과 대담을 나누었다.

이사장님 안녕하십니까. 그 동안 경제학부발전위원회를 맡아 많은 수고를 하셨습니다. 위원회의 취지는 무엇이었으며, 경과는 어떠했는지요.
위원회는 한국경제학의 산실을 확립해 보자는 취지 아래 동문들이 자발적으로 구성한 모금 지원 조직입니다. 당초 영원무역 성기학 회장님께서 100억원을 기부하셔서 학제간 연구에 초점을 둔 우석경제관을 건립키로 하자, 당시 학부장이셨던 류근관 교수께서 큰 뜻을 품고 우석경제관과 함께 운영될 한국경제혁신센터 건립을 제안하셨고 이에 동문들이 뜻을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한국경제혁신센터는 그 동안 입지문제로 다소간의 이견이 있었으나 다행히 학교본부, 학부, 발전후원회 의장단 간에 의견이 조율되어 건립 일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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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혁신센터는 어떤 곳인가요. 또 어느 정도 진척이 되었는지요.
한국경제혁신센터는 한국 실정에 맞는 경제학을 연구하여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인재를 키우는 한국판 NBER(미국경제연구소)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 경제학 이론, 미국 리서치가 아닌, 한국경제학 이론, 한국경제 리서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올해 안에 실시 설계를 마치고 내년에 착공하면 2026년에는 완공을 볼 것으로 기대합니다.

공직에 오래 계셨습니다. 1997년 재정경제원에 계실 때 외환위기가 발생하자 IMF 대리이사로 파견되셨습니다. 어떤 일을 하셨는지요?
IMF(국제통화기금)은 말 그대로 국제금융기관입니다. 외환위기의 한 가운데 구제금융을 획득하기 위한 전쟁터의 최전방에 나가 있던 셈이지요.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만 그만큼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귀국 후에는 경제정책국장을 맡아 대기업들 간에 이른바“빅딜”이라고 일컫는 사업구조조정을 주도하셨습니다. 그 성과는 어떠했는지요.
IMF에서 귀국한 이후에 경제정책국장, 청와대 재정경제비서관, 재경부 차관보를 거치면서 모든 구조조정 업무를 제책상 위에서 다루었습니다. 한보철강, 하이닉스, 현대그룹 등 기업구조조정은 물론 후일 카드사태 등 금융구조조정까지 모두 처리했습니다. 그 많은 구조조정 사례에 단 한 건이라도 잘못된 결과가 초래되었다면 아마도 후에 부총리 하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만 다행히 모든 사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것은 한국경제를 위해서나 저 개인을 위해서나 큰 다행이라고 하겠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에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시다면?
노무현 대통령을 모시고 많은 Agenda를 처리하였습니다. 화물연대 파업, 카드사태,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 비전 2030, 정부정책 수립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확립한 e-지원 시스템 구축, 평양에서 있었던 남북정상회담 등 귀중한 경험을 했습니다.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계실때 자본시장통합법과 통합도산법 제정을 주도하셨습니다. 그러한 제도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도움이 되었는지요?
당연합니다. 구조조정은 효율적인 exit(출구)제도가 있어야 작동이 가능합니다. 통합도산법과 기촉법 등은 제가 차관보 때 입법이 된 것이고 자본시장통합법은 부총리 재직 때 통과되었습니다. 금융시스템이 건전하게 유지되고 구조조정을 위한 효율적 퇴출제도가 마련 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국이 어떤 다른 나라보다도 빨리 위기 국면에서 탈출하게 도와준 인프라들 입니다.

당시에는 경제 부처가 국정운영을 주도하며 정책결정의 최우선 순위에 있었습니다. 오늘날 분위기는 어떠하다고 보시는지요.
당시 경제부처, 특히 재정경제부(지금의 기획재정부)가 경제정책을 주도한 것이 맞습니다. 부총리의 리더십은 대통령의 신임이 그 바탕에 있습니다. 제가 부총리로서 경제정책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의 신임이 그만큼 두터웠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 때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의 권한이 어느 때보다도 막강하여 정부가 정책을 주도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과거 경제발전사를 돌이켜 보면 정치체제가 시민의 권리를 빼앗지 못하도록 정치권력을 제한할 때 발전이 가능했습니다. 즉 정치권의 영역으로부터 경제를 보호할 수 있어야 경제의 역동성이 유지될 수 있는데, 지금은 다수의 힘으로 경제원리에 어긋나는 정책을 밀어붙이는 행태를 너무 많이 보아 왔습니다. 원전(原電)이 그렇고, 최저임금이 그렇고, 정규직화가 그렇습니다. 당장은 분배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몰라도 앞으로 두고두고 우리 경제에 큰 짐이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지난 해 한국 경제는 마이너스 0.9%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 기업, 노동 등 부문에 조언할 말씀이있다면?
경제발전과 일자리 창출, 소득분배, 그 모든 중심에는 기업이 있습니다. 기업활동에 규제가 심화될수록 지속적인 경제발전에 걸림돌이 됩니다. 기업의 활력을 높이는데 정책의 초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발벡KPL코리아 회장을 맡고 계십니다만 어떤 사업을 하는 회사인지요.
발벡KPL코리아는 미국계 금융회사로 주로 선진국 부실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입니다. 우리나라의 잉여자금 규모는 개인 투자액을 제외하고, 국민연금, 한국투자공사(KIC), 생보·손보 운용자산, 각종 연기금만 합쳐도 지난 해 말 기준 3,500조원이 넘습니다. 이 자금을 모두 국내에 투자할 길은 없습니다. 발벡은 국내에서 자금을 모아 해외에 투자하는 대체투자펀드이고, 지난 7년간 우리 연기금 등 투자자에게 매년 IRR 기준 13%의 높은 배당을 실현해 왔습니다. 앞으로 국내에서도 투자기회를 찾고자 노력할 예정입니다.

현대차정몽구재단 이사장을 맡고 계십니다. 재단에서는 어떤 사업을 하고 있는지요.
정몽구 명예회장께서 개인 재산을 출연해 만든 공익법인입니다. 장학사업, 저소득층 지원, 문화예술 사업 등 3개 분야로 연간 270억 내외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9년 이사장 취임 후 재단을 한 단계 upgrade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미래인재 양성에 방점을 두고 있습니다.
한국의 풀브라이트장학금을 표방하고 지난해부터 아시아 주요 파트너 국가의 우수 인재를 국내 6개 대학(서울대, 연대, 고대, 카이스트, 한양대, KDI정책대학원)의 석박사과정에 유치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국내 이공계 우수인재에 대한 장학금 지원, 예술영재 선발을 통한 육성, 청년들의 국제기구 진출 지원, 우수 인재의 스타트업 지원 등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공간 플랫폼을 만들어 시민과의 소통, 스타트업 기업간의 협업 등 새로운 모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민간부문에서도 많은 활동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건강이나 취미생활을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하시는지요.
건강 겸 취미로 스포츠 댄스를 시작한지 30년이 되었습니다. 요즘 코로나로 학원이 문을 닫았다가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다시 재개하였습니다. 일주일에 4번씩 레슨을 받다가 코로나로 멈추어져 건강유지에 아쉬움이 컸습니다만 다시 재개가 되니 너무 좋습니다. 우선 주1회로 시작을 하고 가을부터는 점차 2회, 3회로 늘려갈 생각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대담에 임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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