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상 논단 / 시론

[제185호] 우크라이나 사태와 우리의 안보 태세 / 이선호(경제 58학번, 코리아타임스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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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마침내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명령에 의한 이번 침공에 필자는 전 세계 여러 나라의 안보와 민생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1991년 12월 1일 소련의 연방체제가 무너지고 이 때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연방구성국들이 모두 독립했다. 그 이후인 1998년 5월 중순 제7차 유럽부흥개발은행 연차총회가 열리는 동안 필자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방문한 일이 있다. 그래서 필자는 당시 우크라이나가 사회주의 국가에서 탈피하여 시장경제를 도입할 의지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독립국이 된 1991년 이후 우크라이나는 극심한 경제혼란에 시달렸다. 그 이유는 첫째, 과거 연방국이었던 러시아와 벨라루스 등과의 산업연계가 끊어졌기 때문이고, 둘째, 시장경제 개혁을 너무 느리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4년 레오니드 쿠치마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사회주의 통제경제를 과감하게 버리고 시장경제를 받아들였다. 그 결과 1999년 부터는 연 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련의 연방체제가 무너질 때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11개 연방구성국들이 독립국가연합(CIS)을 결성했다. 그 후 CIS국가들은 통합군 편성과 경제동맹 창설에 합의하였으나 우크라이나는 여기에 가담하지 않았다. 더욱이 2013년에는 친 서방정권이 들어서서 아예 CIS에서 탈퇴해 버렸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에는 친 러시아 세력이 강해서 친 서방정권에 반대하고 분리 독립을 주장했다. 이 때 러시아가 개입하여 크림반도를 무력으로 점령하고, 2014년 5월 9일 합병시켰다.


러시아의 이번 우크라이나 공격은 그 당시 크림반도 합병의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그 사건을 모델로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등 돈바스 지역을 지배하고, 나아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및 나토(NATO)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한 것이다.


지금 현재 유럽연합(EU), 나토(NATO),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와 그 국민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금융결제망 차단, 자산동결, 수출통제 등 비군사적 수단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고, 전투병력을 파견할 가능성은 낮다. 72년 전 6.25 전쟁과 57년 전 베트남 전쟁에서 배운 교훈에 따른 것이다. 앞으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기로 결정한 경우에도 유사한 비군사적 방어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의 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국민을 단결시키고 있다. 국민들은 사제 폭탄까지 만들어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고, 외국에 나가 있던 국민들도 귀국하여 이들과 합세하고 있다. 지금 현재 서방 국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내부 조직에만 제재를 가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점차 경제사회전반에 대한 다양한 종류의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협력하여 러시아 제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필자는 다시금 우리나라의 자주국방과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된다. 특히 북한은 올해 들어서만 무려 10차례나 휴전협정을 위반, 핵전쟁과 탄도미사일 능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고, 최근에는 ICBM 시험 발사를 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도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 기간 중 한 선거캠프에서 평화협정에 따른 종전선언을 내세운 것은 사실상 북한에 유리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 어떤 후보는 우크라이나에 시장경제체제를 정착시키고, 자유민주주의의 수립과 사회주의 배척을 국정지표로 추구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조롱하고 무시하는 우(愚)를 범한 바 있다. 그러한 주장은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인가?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사나운 호랑이는 평소에는 사나운 발톱을 보이지 않고 그냥 엎드려 있다. 우리는 호랑이도 아니면서 비겁하게 엎드려 적을 이롭게 할 것인가? 아니면 자주국방의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이웃동맹과의 역할분담도 함께 하여 더욱 결속된 방어태세를 견지하여 세계평화를 지향할 것인가?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안보는 그 나라 국민 자신이 지켜야 한다. 자유우방이 우리를 돕는다 해도 우리가 우리를 지킬 의지와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아시아의 두 비극, 즉 1975년 4월 30일 사이공 함락과 월남의 공산화, 그리고 2021년 8월 30일 미군의 카불 철수와 아프가니스탄의 비극은 자기 자신의 국가를 지키지 못한 민족의 불행한 결과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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