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6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신(新)냉전 시대의 세계 변화 / 김상국(경제 75학번, 경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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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대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 대 독재주의의 대결로

세계 각국이 군비전쟁 가속화, 우리 방위산업에는 기회

 

일주일 내에 끝날 것처럼 보였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4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푸틴의 잘못된 계산으로 시작된 전쟁이었지만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전 후 세계 여러 나라의 국가운영에 상당히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이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많은 영향을 가져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쟁 이후 세계 변화를 분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얼마 전까지 우리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결을 지칭하는냉전시대라는말을 자주 들었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 이후에는 아마() 냉전주의는 말을 자주 들을지도 모르겠다. 신냉전주의는자본주의 대 공산주의가 아니라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또는 민주주의 대 독재주의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러시아가 고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본질적인 것은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한 물 간 팽창주의에 바탕을 둔 명분없는 전쟁이고, 다음은 러시아의 능력 부족이다. 유사 이래 모든 전쟁은 땅 따먹기 전쟁이었다. 그래서 전쟁에서 이기면 그땅은 승자의 땅이 되고 패자는 그 땅과 사람을 잃게 되었다. 그러나 제2차세계대전 이후 이러한 전쟁의 의미는 많이 희석되고 상품과 교역을 통한 무역전쟁의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푸틴은 과거 소련의 영광을 부활하고 싶은 생각에 크림반도와 우크라니아를 점령하고, 다음에는 발트삼국을, 그 다음에는 폴란드와 체코를 차지하려고 이번 전쟁을 일으켰을 것이다. 이런 시대착오적인 발상은 당연히 서구의 심각한 반대에 부딪쳐 단 몇 일만에 끝날 것 같았던 전쟁이 100일을 넘기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푸틴만의 생각일까?

아니다. 절대 아니다.

이러한 시대착오적인 발상은 독재자들이 공통적으로 갖는 생각이다.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가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중국을 통일한 당의 이세민이 고구려를 침공하였으며, 북한의 김일성도 끊임없이 남침을 계획하였었다. 최근에는 시진핑이 트럼프를 만나대한민국은 옛날 자기나라 땅이었다는, 방미(訪美) 목적과는 아무 상관없는, 그러나 속내는 훤히 들여다보이는 발언을 하였다. 만약 트럼프가 역사지식이 있었다면 아마 이렇게 답했을지도 모른다. “대한민국이과거중국의 조공국이었을지 모르지만, 당신네 중국인이 중국을 경영한 적은 명나라와 당나라 정도 밖에 없는 것 같소. 그 보다 훨씬 더 긴 기간을 금(여진족), (몽골족), (만주족)이 다스렸으니, 즉 그 기간 동안 중국은 그들에게 조공을 바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들이 중국 전체를 다스렸소. 이 다음에 만주족이나 몽골이중국이 내 땅이었으니 내 놓으라.’하면 당신은 어찌하겠소?”라고 말했을 것이다.


독재자들의 한결 같은 최우선의 꿈은 국익도 민족의 이익도 절대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장기집권일 뿐이다. 그것을 위해 무엇이든지 희생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그 예를 스탈린에서 보았고, 모택동에게서 보았으며, 가까운 북한에서도 보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국민들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내부적으로는 국민들이 어느 정도 먹고 살게 해 주는 경제발전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을 정말로 잘 살게 하면 자유욕구가 커짐으로 절대 아주 잘살게 해주지는 않는 것이다. 이러한 독재정권의 본질을 이해하면 독재국가들의 국가 운용정책을 너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본질적인 것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 사람들은 우왕좌왕하게 되고, 의미없는 논쟁들을 벌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독재자 중에서도 공산주의식 독재자들에게는 공통적인 또 하나의 다른 특징이 있다. 그것은 모택동이 너무나 선명하게 밝히고 있기 때문에 그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가 강할 때는 주저 없이 공격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약할 때는 협상 작전을 펼쳐야 한다. 협상하는 척하며 시간을 벌고 전력보충의 시간을 벌어야 한다,”그리고우리는 적의 실수를 고마워해야 한다. 적의 실수는 우리 최대의 우군이기 때문이다.”이 두 마디 말을 참고하면 중국의 국공합작(國共合作) 때의 전략이나, 이번 우크라 사태에서 푸틴이 협상을 하면서도 전쟁물자를 집합시키고, 피난민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행동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공산주의자들에게 협상이나 평화는 없다. 그들에게 있는 것은 오로지승리자기가 지배하는 평화가 있을 뿐이다. 다만 자기들의 힘이 약해 그렇게 하지 못 할 때 평화를 위장할 뿐이다.


그럼 다시 우크라니아 전쟁 이후 세계 변화를 분석해 보자.


여기서의 논의는 핵을 제외한 범위 내에서의 논의다. 생물학적 무기나, 열화학탄의 사용은 비인도적 무기일지 모르지만 지금의 분석을 더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제외하지 않겠다.


첫째; 세계는 군비(軍備)전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소련의 인접국, 즉 과거 소련의 위성국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를 통해 자기 스스로가 자국을 어느 정도 지킬 수 없을때 나라가 어떻게 될 것인지를 너무나 똑똑히 보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핀란드와 노르웨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2차대전 이후 조금 이상하게 행동하였던 독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하게 재무장을 선언하였다. 자국 국방비를 GDP2%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였다. 독일은 세계 제3위의 경제대국이다. GDP2%라면 엄청난 금액이다. (다음호에 계속)


 

김상국 교수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고, 경희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로 부임하여 28년 근무했다. 여의도 연구소(현 국민의힘 여의도연구원) 경제정책 자문위원,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구조조정분과 전문위원, 15대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 국정기획 자문위원, 17대 이명박 대통령 후보 산업정책위원장, 18대 박

근혜 대통령 후보 대외협력특보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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